트루먼쇼(1998)

23.02.08(수)

-평점: 5/5

-다들 알 듯, 이런 게 영화다

-소재, 전개, 음악, 연기, 연출, 무엇 하나 모자라지 않고 의문점이 생기지 않는 영화

-사실 이런 해석이 굳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부모-자녀관계의 성장과 독립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었음

-예전에 들뢰즈의 탈영토화와 유목민 개념과 연결짓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거는 좀 과대해석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듦

 

동사서독 Redux(2008, 원본 1994)

23.02.15(수)

-평점: 5/5

-복사꽃, 그리고 칼

-대서사시 무협영화를 기대하고 봤으나 사실상 옵니버스 드라마. 물론 에피소드 간의 유기적인 연결은 존재

-무협의 탈을 쓴 멜로라는 평도 있던데 개인적으로는 무협의 토대 위에서 그 정서가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

-옛날 영화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훌륭. 편집도, 연출도 거슬리는 점이 없으며 영상의 질은 오히려 의도적인 연출처럼 보임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게, 내가 독백 형식 작품을 특히 좋아하는 것 같음

 

디 아더스(2001)

23.02.17(금)

-평점: 3/5

-긴 평이함 끝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거울의 경계선

-웰메이드. 거슬리는 점 없이 볼 만함. 그저 무섭지 않을 뿐. 그게 옛날 영화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음

-무섭지 않다는 게 호러영화로서는 매우 큰 단점이나, 이 영화에 한해서 그리 큰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

 

바빌론(2023)

23.02.19(일)

-평점: 4/5

-왜 우리는 무너져버릴 것을 알면서도 애써 쌓아올리려 하는가?

-영화 산업의 열렬한 팬이 만든, 영화 팬들을 위한 헌사

-위플래쉬, 라라랜드 등을 만든 감독답게 완성도 측면에서는 지적할 점이 없음. 까메오(?)의 선택도 매우 인상적

-그러나 몇몇 씬의 톤이 전반적인 시나리오와 맞지 않아 몰입이 깨지는 부분이 있었음. 인위적으로 조성된 위기라든가 캐릭터가 아닌 감독의 목소리가 강조되는 장면이라든가

-그걸 감안하더라도 볼 만한 이유가 있으며 전반적으로 추천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23.02.23(목)

-평점: 4/5

-동화적 상상력으로 압도하는 이야기 상의 구멍들

-이미 널리 알려졌듯이 비쥬얼과 음악의 완성도가 돋보임. 이 두 가지 만큼은 지브리 영화들 중에서도 압도적

-그러나 스토리 상의 구멍이나 캐릭터성이 제시되는 방법이 자연스럽지 않아 설정 붕괴처럼 느껴지게 되는 부분들이 있음

-스토리 측면에서는 할머니가 되자마자 자연스럽게 할머니 사람들을 하대하는 주인공, 어른스러운 모습을 처음으로 깨고 성을 뛰쳐나가 울어제끼는데 5초만에 해소되는 장면, 성을 움직여 이동할 건데 굳이 성을 부수는 장면, 전쟁을 일으킨 국가의 궁중마법사가 어리석은 전쟁이라면서 전쟁을 멈추는 장면, 등등

-캐릭터 측면에서는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하울과 황야의 마녀

 

와호장룡(2000)

23.02.26(일)

-평점: 2/5

-한때는 명작이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손색이 있는

-스토리, 주제 다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남. 무협 기준에서도 매력적인 소재는 아닌 거 같음

-액션씬의 비중이 높으나 와이어액션과 경공을 활용한 장면들은 박진감보다는 무용 같은 느낌이 들어 몰입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음

-고전무협영화 자체에 익숙하거나 추억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비추천

애드 아스트라(2019)

23.01.16(월)

-평점: 3/5

-전형적인, 하지만 우주 SF물에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엄청나지는 않지만 웰메이드. CG, 인물 연기, 스토리, 음악 등 손색 있는 부분이 없음

-명확한 주제의식을 중심으로 꼼꼼하게 구성. 태양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환기하는 연출도 좋았음

-단, 그런 주제의식을 위해 캐릭터나 사건들이 수단적으로 활용되는 부분이 있음

-또한 우주SF에서만 전형적이지 않은 이야기라는 것은 그냥 전반적인 영화 기준으로는 뻔할 수도 있다는 의미

 

이웃집 토토로(1988)

23.01.19(목)

-평점: 4/5

-시종일관 동화적이고 귀엽다

-부담이나 심각함 없이 편하게 보기 좋은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

-단, 아이들이 작가 편의적으로 순수하거나 성숙한 느낌이 있음. 유아적인 부분이 제거된, 어른이 연기하는 아이 느낌

-일본 애니에서 항상 소년의 시선을 성적으로 다루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아 좋았음

-옛날 애니라 프레임이 조금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음. 이쪽으로 민감하지 않다면 상관 無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원한다면 추천

 

대부(1972)

23.01.21(토)

-평점: 3/5

-지금까지도 영향력이 압도적인, 교양필수 마피아 영화

-훌륭한 연출, 누구나 아는 명대사와 OST로 완성도는 보증됨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전반부 1시간 반을 넘어가면서부터 많이 루즈했음. 이미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앞에서 다 끝난 느낌. 지인의 경우 전반부가 루즈하고 후반부가 몰입되고 좋았다는 것을 보면 취향차이인 모양

-전반부가 좋았던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한 마피아 집단의 장이면서 일에 찌든 직장인 같은 비토 콜리오네의 모습과 다른 하나는 마피아 업계를 거부하던 마이클 콜리오네가 아버지의 부상을 계기로 업계에 뛰어들게 되는 히어로물스러운 서사

-그 유명한 명대사들과 OST가 너무 평범한 장면에서 소모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아쉬움이 있었음. 명대사를 먼저 알고 원본을 보게 되면 항상 겪게 되는 일인 듯

 

신들의 봉우리(2022)

23.01.25(수)

-평점: 4/5

-"그곳은 꿈꾸는 모두를 집어삼키는 무덤" - 허클베리피 「Everest」

-원작 만화가 있고, 실사화 영화가 있고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가 있는데 여기서 다루는 것은 애니메이션 영화

-등산을 소재로 한 높은 퀄리티의 애니메이션. 등산에 대한 위험묘사, 등산장비에 대한 디테일 묘사가 뛰어남

-우연적인 첫만남을 제외하면 전개, 등장인물의 태도 모두 현실적이고 납득이 되어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었음

-조지 맬러리에 대한 내용을 검색하다 알게 된 영화인데 관련이 있다고 해야할지 없다고 해야할지...작중에서의 비중을 말하면 관련이 거의 없다고 하는 것이 맞으나 주제 측면에서는 맬러리의 명언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음

-기록용이니 눈에 밟혔던 점을 굳이 남기자면 뭔가 추위에 노출되어 있는데 피부가 빨개지는 묘사는 없었다는 점? 아마 작화의 깔끔함 같은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등장인물의 추위에 대해서는 전달되는 느낌이 없었던 거 같음. 그냥 내가 방에서 따숩게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작은 궁금증 하나. 등산도구에는 하네스형 장비가 없는가? 안전장치가 허리띠 하나에만 의존해서 추락하다 줄에 매달려 살아도 허리가 다쳤는지 움직이지를 못하는 묘사가 많던데, 작중에서야 시대고증이겠지만 지금도 그러한지?

 

판의 미로(2006)

23.01.26(목)

-평점: 5/5

-스페인 내전의 암울한 분위기와 소녀의 동화적 판타지의 훌륭한 시너지

-호러판타지 영화. 비주얼은 호러가 맞지만 공포물은 전혀 아니므로 이쪽으로는 기대도 걱정도 하지 말 것

-작품을 보는 동안에는 아쉬운 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설계가 정교하고 영화 전체적인 완성도가 뛰어남. 현실의 사건과 환상에서의 사건이 단순병치되지 않고 필수불가결함. 현실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면 판타지 사건이 지금의 설득력과 몰입감을 제공하지는 못했을 것

-다만 스페인 내전이라는 소재가 매우 색이 강한 소재인 것에 비해 굳이 스페인 내전이어야 했을 이유는 없었다고 생각. 판타지 사건이 실제 스페인 내전이라는 사건에 대한 어떤 상징이나 메세지를 갖고 있는 느낌은 아님. 인터넷 해석들도 찾아봤는데 억지스럽게 엮는 느낌이 강해 굳이 찾아볼 필요까지는 없는 듯?

-진짜 잡설인데, 오필리아가 날아다니는 사마귀를 요정이라고 부르는 거 보고 군대 팅커벨이 생각남

 

모노노케 히메(1997)

23.01.31(화)

-평점:4/5

-훌륭한 지브리, 하지만 말하고자 한 것이 말로 이루어지지 못한

-지브리 다운 독창적 세계관, 매력적인 캐릭터, 훌륭한 음악 등이 돋보임

-지브리답지 않게 과격한 묘사 등이 있음. 근데 팔이 두부처럼 썰리는 거는 과격한 게 아니라 그냥 현실적이지 못한 듯

-명확한 테마는 존재하나 그에 걸맞는 문제제기나 메세지에는 이르지 못함. 피상적으로 사용된 느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앙드레 브라질리에 특별전

23.01.17(화)

-총평: 추천

-가격: 20000원

-그림이 직관적이고 순수. 다르게 말하면 발상이 진부한 편. 봄=생명력, 가을=쓸쓸함, 여자+꽃의 조합 등

-형태의 구분이 정교하지 않으며 미완성 느낌이 들 수 있는 작품도 있음. 색감 사용이 장점이고 과감하나 그마저도 반복적

-그러나 하나하나의 그림으로 보면 별로라 생각될 수도 있는 그림들이 수백여점이 모여 연달아서 보게 되니 몰입이 됨

-가까이서만 혹은 멀리서만 볼때보다 가까이서 디테일을 각인시키고 점점 멀어지면서 보게되면 형태 구분이 희미하다는 점이 오히려 액자 속 장면이 몽환적이게 느끼도록 만든다는 점이 꽤 흥미로웠음

-물론 별로일 수도 있는 그림들이라고 말한 게 작품들이 다 별로라는 의미는 아님. 단순히 몇몇 애매했던 그림들이 전시회라는 맥락 속에서 그 역할을 다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흥미로워 한 약간은 과장된 표현

-단품으로 좋았던 작품들도 당연히 있음.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을 조금 꼽아보자면 음악이 주제인 '콘서트'와 '스콧 조플린을 향한 오마주', 말이 주제인 '첫눈'과 '아일랜드의 기수들'. 당연히 이것들 말고도 여럿이 있음

-아직도 전시 홍보문구가 왜 '멈추어라, 순간이여!'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가치있는 전시라고 생각

 

<국립중앙박물관>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23.01.28(토)

-총평: 반반

-가격: 17500원

-이런 류의 전시는 예술로서의 감흥보다는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가 더 큰 느낌. 초상화와 공예품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초상화에는 흥미가 크지 않은 편이고 서양 공예품 쪽은 눈에 익은 편이라 새롭다거나 놀랍다는 기분이 느껴지지는 않았음. 그냥 '이 시기에 이 정도의 기술을?' 정도

-그렇다고 가치가 없는 전시냐 하면 당연히 그렇지는 않음. 일단 나름 빨리 보려고 노력한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시간 40분은 구경했을 정도로 방대함. 전시 설명을 보면 알겠지만 전시품목 자체가 다양하기 때문에 지루하지는 않을 것

-마음에 드는 작품들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된 역사적 사실도 있어서 유익했다고 생각. 신분에 따라 사냥할 수 있는 동물에 제한을 걸어두었다는 얘기라든가

-사실 여기까지의 내용과, 이게 빈 미술관과의 협력으로 열린 전시라는 점에서는 추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나 평가가 반반이 된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 때문. 사람이 너무 많고 병목현상도 심해서 편하게 구경하지는 못했음. 그만큼 인기 있는 전시인 탓이겠지만 그럼에도 상상 이상이므로 감안할 것

-국립중앙박물관의 다른 전시들은 인터렉티브한 장치들을 잘 활용했다는 느낌이었는데, 합스부르크 전시는 그런 면에서는 좀 애매했다고 생각. 뭔가 우리 박물관의 테마가 그러니까 우리도 넣어야지 하고 넣은 느낌이 있었음

마스터(2012)

23.01.02(월)

-평점: 4/5

-세상이 두려워 충동에 몸을 맡긴 사람과 같은 이유로 종교로 도피한 사람이 우정을 통해 나아갈 동력을 얻는 이야기

-영화 소개에 둘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얘기가 있던데 대체 파국이 어디?

-호아킨 피닉스가 왜 조커로 캐스팅 되었는지를 알 수 있었음. 이 영화에서부터 이미 조커 같음

-영화가 상당히 흥미로우나 둘의 우정을 강조하기 위한 위협들이 뜬금없기는 함

-두 주인공과 관련된 설정들이 좀 세다고 느껴질 수도? 그래도 간접적인 언급으로만 지나가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

-잡설이지만, 호아킨 피닉스가 프레디이고 라미 말렉이 프레디가 아니라는 부분에서 감흥이 좀 있었음

 

기생충(2019)

23.01.03(화)

-평점: 3/5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기생충이라는 사실을 신선한 방식으로 환기하는 영화

-내용도, 설정도 재미는 있었으나 영화 내내 시종일관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아 힘들 수 있음

-영화 보는 내내 이 가족이 왜 그때까지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지 의문이 해소되지를 않음

 

록키(1976)

23.01.04(수)

-평점: 3/5

-어려운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는 평범한 미국인들을 위해

-장르가 권투라기보다 드라마.  원래 스포츠물과 드라마는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이 영화는 그 이상. 권투장면이 10분뿐

-드라마라지만 록키의 삶을 극적으로 포장하지는 않음. 영웅적 성공이나 비극의 묘사를 시도하지 않은 점이 긍정적

-시대상, 대변하는 문화 등 여러 요소가 당시의 미국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그게 이 영화에서 매우 흥미로운 부분

-의도성은 보이지 않지만 인종적 시비와 엮일 수 있을 만한 부분이 보이기는 해 조심스러움. 하지만 옛날 영화니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4점은 되나 아무래도 2023년에 적극 추천하기에는 약간 걸리는 부분이 있어 감점함

 

록키2(1979)

23.01.05(목)

-평점: 3/5

-끝나지 않는 숙제와 복서로서의 각성

-한 인간의 삶을 극적으로 묘사하지 않은 1편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

-1편의 챔피언전으로 얻은 명성 뒤로 따라오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조명하는 점이 좋았음

-다만 록키의 권투를 반대하던 에이드리안의 의견이 갑자기 바뀐 계기가 없다는 점이 아쉬운 점. 몹시 인위적임

-역시 권투 장면은 10분이지만 1편보다는 복싱 영화스러움. 미국인 록키가 아닌 복서 록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

 

중앙역(1998)

23.01.06(금)

-평점: 3/5

-소식 끊긴 애 아빠를 찾아 떠나는, 엄마 잃은 아이와 비정한 중년 여성의 로드무비

-자극적이게 시작하지만 작품 배경을 고려할 때 몹시 현실적이라는 점이 브라질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섞여 매력적

-매우 현실적임에도 주인공 여자의 비정한 초반 행보는 거슬림. 묘사가 직접적이라 영화 '마스터'보다도 자극적이라 느꼈음

 

록키 발보아(2006)

23.01.07(토)

-평점: 3/5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최고의 헌사

-1편만 봤어도 이 영화를 즐기는데 충분함. 록키의 복서로서의 정체성을 생각하면 2편까지는 보는 게 좋겠지만

-팬서비스가 충분함. 1편의 장면들을 떠올릴 수 있는 연출들부터 작품의 전체적인 구도도 1편의 오마주

-1편의 구도를 따라가지만 1편에 있던 인종구도적인 흠결은 잘 극복해낸 듯

-메인 테마는 아니지만 과거를 그리워하는 자와 과거를 잊고싶어 하는 자가 엇갈리는 모습이 인상 깊었음

-특정 세대에 편중되지 않은, 모든 세대를 위한 메세지. 일부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 아쉬우나 나쁘지는 않았다 생각

-록키 시리즈의 전통이지만, 권투장면을 마지막으로 스토리가 끝나 현 챔피언의 성장 관련 서사가 없는 점이 아쉬웠음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23.01.07(토)

-평점: 4/5

-고심 없이 내놓은 시스템이 낳는 폐단, 인간보다 우선되는 절차주의가 낳는 비극

-주제의식을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표현. 어색함이나 프로파간다스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거장의 솜씨가 훌륭함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주제이고 거기에 집중시키려 노력했으나 그럼에도 개인에 대한 분노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

 

식물수집가(2022)

23.01.08(일)

-평점: 1/5

-얄팍한 발상, 무의미한 병치, 1시간 20분의 지겨운 스펙타클

-아르헨티나의 다윈식물연구소와 영화박물관의 창립자가 같은 집안이라는 사실에서 착안한 기획 자체는 흥미로웠음

-그러나 단순히 '사라지고 있는 것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공통점만으로 서로 어우러지지 않는 식물표본과 영화필름의 보존과정을 병치. 의도성은 있으나 무의미하여 주제의식이라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함

-5분짜리 뮤직비디오에서 나왔다면 호평했을 음악과 영상미의 조합. 하지만 1시간 20분 동안 쳐다보고 있기에는...

-보면서 늘어난 지식 3가지; '1750년 이후 500여종의 식물이 멸종', '농업의 탄생이 식물 다양성의 저하를 의미', 'Monster의 어원은 라틴어의 경고하다'. 하지만 80분의 영상에서 겨우 이 정도의 지식을 얻느니 유튜브 1분상식류 영상을 보는 게...

-런닝타임 내내 잠을 자지 않고 견딘 내 자신에게 화가 나는 영화

 

크리드(2015)

23.01.09(월)

-평점: 4/5

-록키에 대한 존경 위에서 탄생한 권투영화 수작

-스토리는 전형적. 하지만 훌륭한 방식으로 정석적. 스포츠물로서의 완성도가 높음

-록키의 후속작을 자처했고 그 기준도 충분히 만족시킴. 록키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기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그러나 내용의 결은 완전히 다름에 유의. 록키는 인간의 삶이 중심이었다면 이 작품은 명백하게 스포츠가 중심

-개인적으로는 록키가 더 취향이지만 2023년에 추천하기에는 크리드가 더 적합하다 생각하여 더 높은 점수를 줌. 록키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나 록키 1편 정도는 보고 오는 편이 더 즐거울 것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인 The Roots의 노래가 나와 개인적으로 반가움을 느낌. 힙합 ost가 자주 나오므로 참고할 것

<국립중앙박물관>

22.12.28(수)

-자전거 루트를 짜다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길래 벼르고 있던 중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보러 감

-동작대교로 들어가면 자전거로 국립중앙박물관까지 가기가 몹시 복잡함. 한강대교를 추천

-원래 외규장각 전시와 합스부르크 전시 티켓을 동시 구매하면 할인을 노렸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후자는 포기

-신축할 때 오르세 미술관을 염두에 두고 설계도를 디자인했다고 함 일자형으로 이어지는 복도가 인상적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총평: 추천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1층 특별전시실

-가격: 5000원(문화가 있는 날 2500원)

-현재까지 프랑스와 협의된 것 기준 우리나라에서 의궤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전시라고 함(재협상 가능성 있음)

-입구는 프로젝터와 약간의 장식을 이용해 외규장각을 효율적으로 구현함

-최대한 제작 당시의 과정을 구현한 복제품, 내부 구조에서 따와 백여 권의 책을 보관해놓은 방 등이 인상적 

-어람용/분상용(도장)

-왕 관련 내용이 나올 때마다 줄바꿈

-의궤(상세)와 실록(요약)의 차이

-도설을 통해 제기, 건축 도안 등 표준화

-친영례는 영조 때 시작, 혜경궁 전표리, 사성수의 변천

 

메소포타미아 저 기록의 땅

-총평: 추천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

-가격: 무료

-왠지 모르겠는데 중학생 때부터 메소포타미아라는 나라에 로망이 있어 보러 감

-무료 도슨트가 있는데 메소포타미아만 하는 줄 알았는데 세계문화관 전체 도슨트이므로 주의

-과거에 학교에서 배울 때 점토판이라 해서 큰 벽에 새기는 것들을 생각했는데 손뼘 만큼 작아서 놀람

-쐐기문자와 인장

-구데아 왕

-이슈타르 여신과 장신구, 장례풍습의 연관성

-사자의 여신, 유약 기술의 등장

 

영원한 삶의 집 아스타나 고분

-총평: 추천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

-가격: 무료

-무불상 시대 500년

-간다라 미술 due to 알렉산드리아

-육계: 머리 스타일이 아니라 사리를 보관하기 위함

-브라흐마-비슈누-시바

-10명의 아바타, 9번째가 석가모니, 10번째는 칼키(아직 오지 않음)

-시바 아들 비슈누와 신조 가루다

 

중국 전시관

-총평: 보류(전체를 다 보지 않음)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3층 세계문화관

-가격: 무료

-도슨트를 따라 도자기에 대한 개괄적 설명만을 들음

-기증품들과 미디어아트를 이용해서 문인의 방을 구현했는데 이게 중앙박물관 미디어아트 전시물 중에 제일 좋았음

-도기 1100도, 잘 깨지고 소리가 둔탁. 세계 곳곳에 존재

-자기 1300도, 단단하고 날카로움. 고등 기술

-자기 기술은 500년 전까지 세계에서 중국, 한국, 베트남에만 존재

-임진왜란 때 일본에 전달, 유럽 쪽으로는 더 최근에 전달

-청화백자의 유래: 중국 경덕진 가마 + 이슬람 청색 안료

-유럽 호기심의 방 -> 청나라 문인의 방 -> 조선 측가도

 

 

<노들섬 노들서가>

바티망-레안드로 에를리치

22.12.28(수)

-총평: 최악(사실 이미 전시 끝나서 못 감)

-가격: 15000원

-국립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전시를 보고 점심을 먹던 중 그날까지만 하는 전시라는 얘기가 보여서 가기로 결정

-인스타용 사진 하나를 얻기 위한 전시. 왜 한국에서 현대미술 전시는 보는 게 아니라고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음

-사실상 바티망, 교실, 잃어버린 정원, 계단 외에 전시물이 없음. 그마저도 교실 정도가 볼 만했고 나머지는 얄팍함 그 자체

-대부분이 예전에 전시했던 전시물의 사진이고, 그 외에는 무의미한 얄팍한 작품 두, 세 점 정도 있을 뿐

-이래놓고 홈페이지 설명에는 사진 '작품'이라고 써붙여놨는데 너무한 게 아닌가...

-매표소에서 관객 참여형 전시라 사진을 많이 찍을수록 많이 즐길 수 있다라고 하던데 이때 눈치채고 돌아갔어야...

-국립중앙박물관을 즐기고 바로 여기로 와서 그런지 너무 아까웠음. 이게 티켓값이 외규장각 전시의 세 배라고?

-애초에 노들서가 자체가 매우 작음. 다음에 다른 전시를 보는데 전시관이 노들서가라고 하면 무료 아닌 이상 거를 듯

버드맨(2014)

22.12.10(토)

-평점: 4/5

-퇴물배우 이야기(실제로 배우도 팀버튼 배트맨의 브루스 웨인 역 출신)

-피타입 '버드맨'을 듣고 관심을 갖고있던 차에 보게 됨

-작품 전반적으로 들리는 드럼 사운드가 매우 인상적

-개인적으로는 이상의 '날개'와 통하는 면이 있다고 느낌

-롱테이크처럼 씬들이 이어지는 구성이라 보면서 피로도가 있었음(레버넌트 감독)

-버드맨의 의미를 오묘하게 처리한 것도 좋았음. 긍정의 대상인가? 부정의 대상인가?

 

공공의 적(1931)

22.12.12(월)

-평점: 3/5

-옛날 영화가 내 취향에 부합하는가 하는 궁금증 때문에 선택

-우리나라 영화 '공공의 적'의 원작이라 생각하고 액션을 기대했으나 전혀 아님

-전반적인 전개가 오히려 '범죄와의 전쟁'과 유사. 톰이라는 갱단원의 일대기

-옛날 영화이기에 지금 소비하기에는 불가피한 지루함이 있음

-그러나 시대적 배경들이 반영된 방식이 흥미로워 볼 만했음. 2차세계대전, 대공황 등

-뭔가 시작 전의 메세지나 마지막에서 나름 사회고발의 목적성이 희미하게 느껴짐

-그러나 무엇을 고발하려했는지는 모르겠음. 있어보이고 싶었던 것일까? 시대가 달라져 와닿지 않은 것일까?

 

라라랜드(2016)

22.12.12(월)

-평점: 보다 중단, but 추천 가능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어서 찾아봄

-전형적인 플롯을 지닌 로맨스 뮤지컬 영화

-사람들이 좋은 점으로 대체로 노래를 꼽지만 개인적으로는 색감의 사용이 더 인상깊었다고 생각

-재즈를 소재로 다뤄지는 부분들이 흥미로웠음

-뻔하지만 스토리 수준이 낮지는 않음. 남녀주인공의 갈등이 초반의 복선과 설정과 이어져 인위적이지 않음

-중단한 것은 취향의 문제. 우선 연애세포가 죽었는지 연애 파트가 즐겁지 않았음

-또한, 두 주인공들 갈등의 논리와 이유가 너무 안 좋은 쪽으로 예측가능해서 보기 힘들었음

-시청을 중단한 것은 위의 두 이유. 완성도는 높다 생각하기에 취향이 맞으면 충분히 볼 수 있을 듯

 

보헤미안 랩소디(2018)

22.12.14(수)

-평점: 보다 중단, 추천하지 않음

-올드 락을 좋아하기도 하고 한때 우리나라에서 열풍이 불었던 영화라 시도함

-노래는 당연히 좋음. 퀸의 노래가 안 좋을 수가

-실망한 것은 스토리.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을 다뤘다기보다 사건들을 나열했다에 가까운 느낌

-때문에 사건들의 전개에 아무런 설득력이 없음.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충동적인 진행

-범인은 이해할 수 없는 천재를 있는 그대로 그리고 싶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걸 위해 관객조차 주인공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맞는 방식인지는 모르겠음

 

RRR: Rise Roar Revolt(2022)

22.12.17(토)

-평점: 4/5

-인도 식민시대를 배경으로 한 인도의 독립투사 슈퍼히어로 뮤지컬 영화

-완성도가 높고 발리우드 영화 답게 시종일관 즐거움

-더블 주인공 각각의 불과 물 컨셉, 총독 부인의 가시 컨셉 등이 일회적이지 않고 끝까지 유지됨

-발리우드 특유의 춤 장면도 이질적이지 않고 서사와 일체되어 뮤지컬 영화로 승화됨

-몇몇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부분들은 존재. 영국 여성 히로인이 마지막 난리에서 탈출한 과정이라든가

-사대주의적 잔재와 민족주의 찬양 논조가 모순을 일으키는 부분들도 존재

-우리나라로 치면 국뽕물이기 때문에 민족주의 프로파간다스러운 부분들도 존재

-"억압의 채찍 앞에 노예처럼 무릎 꿇는 아이는 숲의 아이가 아니지"라는 가사에서 나도 모르게 "숲 너무하네" 함

-3시간 넘는 러닝타임도 진입장벽일 수 있음. 개인적으로는 3회에 걸쳐 끊어 봄

-그러나 이런 부분들을 무시할 정도로 재미는 확실함

 

아바타2(2022)

22.12.18(일)

-평점: 3/5(2D 기준 2점)

-일단 1편을 보지 않았고 2편이 처음. 1편 내용이 SF 포카혼타스라는 것 정도는 앎

-같이 본 친구가 3D 멀미가 있다 해서 2D로 봄

-액션과 CG는 2D로도 확실히 볼만함. 외계 행성의 생태계가 매우 세심하고 뛰어나게 묘사됨

-단 CG씬이 남발되는 느낌이 있고 3시간 넘는 러닝타임과 연결되어 중간에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의 구멍과 설정의 아쉬움들이 눈에 띔

-일단 둘째가 과욕을 부리다 여러 번 주변인물들을 위험에 빠뜨려 주인공인 아버지와 주변으로부터 신뢰를 잃음

-근데 작품 중간에서부터 갑자기 그게 자기가 괴물이기 때문에 외톨이가 되고 배척받은 거로 포장됨. 왜?

-외계부족인데 풍습은 눈에 밟힐 정도로 가부장적. 제임스 카메론이? 가족은 하나다라는 고리타분한 주제의식 때문인가?

-주인공 가족이 마지막에 배에 갇히는데 함께 전투에 참여한 바다 부족 중 아무도 도우러 오지 않음. 이유 알 수 없음

-우리 가족은 하나라는 주제의식을 언급할 때마다 왠지 모르게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계속 없음

-스토리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대형 스크린으로 경험되는 CG와 액션의 스펙타클을 즐기는 편이라면 추천

 

공각기동대(1995)

22.12.25(일)

-평점: 5/5

-명작에는 이유가 있다

-고전적 주제의식. 하지만 재밌다. 이 작품이 관련 논의를 대중화한 작품이라고

-만화방에서 원작 만화를 보다 만 적 있는데 그때는 명랑만화에 가까웠던 기억

-"내가 춤을 추니 아리따운 여인이 취하누나"라는 ost 가사가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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