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기록이 주 목적인 글입니다. 주관적 감상평이므로 참고만 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2022년 1118일 금요일

 

<잡설>

햇살이 내리쬐는 맑은 하늘, 파란 바다와 맞닿는 회백색 콘크리트의 경계, 그 위, 낮은 건물들 사이로 존재감을 발하는 신식 건축물들을 보며 나는 어떤 기시감을 느꼈다. 도진마치역에서 페이페이돔으로 올라가는 길,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다 대략 6년 전 자전거를 타고 송도를 거닐었을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의 송도는, 특히 캠퍼스타운역 부근은, 대학 캠퍼스들과 길게 누운 회사 건물들이 대부분이어서 높은 건물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낮게 깔린 스카이라인 위로 몇몇 아파트단지와 포스코 타워 정도만이 우뚝 솟아있을 뿐. 나는 건물 사이로 부는 바닷바람을 느끼며 그때의 경을 눈앞 이국 도시의 풍경과 겹쳐보았다.

 

후쿠오카시의 도심지역, 그중에서도 주오구와 하카타구는 여러모로 우리나라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았다. 후쿠오카 타워가 있는 주오구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송도를 떠올리게 했고 나카타구는 신촌-홍대 부근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특히 텐진은 홍대입구역 주변을 떠오르게 했는데, 여러 백화점과 맛집이 모여있는 것부터 대학생에서 사회초년생 정도 연령대의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것까지, 경의선 숲길 같은 게 없다는 것 정도만 제외하면 꽤 유사한 점이 많았다. 곳곳에서 한국어가 들렸다는 점도 그렇고. 그래서 여행기간 동안에는 후쿠오카가 타 지역들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현대화가 이루어진 게 아닐까 추측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돌아와 몇 가지 정보들을 찾아보니 그렇지는 않았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후쿠오카시 자체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가 있던 지역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이름이나 행정구역은 계속 바뀌어왔지만 중국이나 한국과 이어지는 관문이었기 때문에 성세가 흔들린 적은 있어도 크게 쇠한 적은 없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주오구 모모치하마 쪽, 정확히는 지교하마라고 불리는 구역은 송도국제도시가 구상되고 있었을 시기인 1986년에 매립이 완료된 간척지이기 때문에 송도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았다. 그리고 텐진을 비롯하여 후쿠오카시 자체가 도시개혁에 적극적인 편이라 지금도 곳곳에서 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후쿠오카가 다른 여행지에 비해 이국적인 느낌이 덜했던 것은 이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일정>

(개인일정 시작)

난수의 광장(paypay)

모모치 beach trail

키누가사 경양식

사자에상 거리

하카타 전통공예관

후쿠오카 타워

모모치하마

텐진

스시로

케고 신사

 

(개인일정 시작)

-함께 왔던 친구는 나보다 이틀 먼저 여행을 시작했기에 이날이 귀국일이었음

-저녁에 현지에 사는 다른 친구를 만나기로 한 것도 있었기에 아침에 해산하고 이날은 개인 일정을 가짐

 

<난수의 광장>

-평점: 2/5

-PayPay돔을 둘러싸며 놓여있는 설치물. 1층이 아니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있는 돔 건물 외곽의 좁은 복도 같은 곳에 있음. 마이클 잭슨과 몇몇 일본의 유명 만화가(일본어라 누군지는 모름)의 손 동상이 있다고 해서 구경하러 감

-근데 굳이 이걸 보겠다고 찾아갈 수준은 아님. 개인적으로는 넓다란 전용 광장이 마련되어 있고, 벽에 수십 개의 손이 박혀있는 웅장한 풍경 같은 거를 상상했는데 실상은 찬밥신세. 손 모형과 이름이 적혀있는 허리 높이 안내판이 4~5개씩 뭉쳐 띄엄띄엄 서 있는 수준이고, 그마저도 내가 갔을 때는 다른 행사를 위한 간이 텐트 따위가 설치물들을 가린 채로 서있었음

-특별히 마이클 잭슨의 흔적을 느끼고 싶다든가 그중에 좋아하는 사람의 손이 구현되어있는 것이 아니면 추천하지 않음. PayPay돔에서 열리는 경기를 봤거나 힐튼 호텔이나 힐튼 런치 뷔페, 일본 아이돌인 HKT48 전용 극장에 방문하는 김에 보러 오는 경우에 한해 겸사겸사 고려해볼 만하기는 할 듯

 

<모모치 beach trail>

-평점: 1/5

-후쿠오카 해안선이 간척되기 전 구 해안선을 보여주는 기념물. 작은 안내문 하나, 비석 하나, 사진 하나를 제외하면 딱히 볼 만한 것은 없음

-당연히 해안선이라길래 강을 따라서 있을 줄 알았는데 강줄기에 수직으로 그어져있으므로 찾을 때 주의할 것

 

<키누가사 경양식>

-평점: 2/5

-동네 경양식집. 함바그도 팔고 오므라이스도 팜. 그런데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것 같지는 않고 김밥천국에서 제육 덮밥 내오는 느낌으로 5분만에 나옴. 함바그를 먹었는데 건조한 편이었으며 함께 나온 스파게티 역시 그러했음. 그냥저냥 먹을 만한 정도.

-킷사텐이라는 형식의 음식점인 모양...이라 알고 있었는데 검색 결과 킷사텐은 다방에 가까운 모양이라 아닐 수도 있음. 여기는 확실히 음식이 메인. 킷사텐처럼 흡연이 허용되는 음식점이며 실제로 갔을 때도 식탁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있었음

 

<사자에상 거리>

-평점: 3/5

-사실 사자에상 거리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음. 일단 사자에상 관련 기념물과 직접 관련이 있는 곳은 니시진 역에서부터 세이난 가쿠인 대학으로 이어지는 거리 하나가 전부. 니시진 역 쪽 코너에 사자에상 캐릭터를 이용한 안내문 하나가 있고, 블록 중간쯤에 대학교 입구 앞으로 사자에상 동상이 있으며, 블록 제일 끝에 기념비 하나와 사자에상 남매의 동상이 설치되어 있음. 넓은 의미의 사자에상 거리는 니시진 역에서부터 후쿠오카 박물관, 후쿠오카 빌딩까지 이어지는 관광로에 해당. 실제로 위에서 말한 안내문에도 넓은 의미를 기준으로 적혀있음

-만약 좁은 의미의 사자에상 거리를 생각하고 오는 경우 사자에상에 대해 아는 게 적을수록 의미가 줄어듦. 테마에 맞춰 꼼꼼히 꾸며져 있는 것도 아니고 위에서 언급한 안내문 하나와 동상 두 개가 전부라 정말 저 거리를 보며 작중의 배경을 떠올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면 크게 의미가 있는 곳은 아닐 것으로 생각됨. 내가 이 케이스에 해당해서 개인적인 감상만을 놓고 보자면 2점까지도 줄 수 있을 듯

-넓은 의미의 사자에상 거리를 생각한 거라면 무난함. 나처럼 PayPay돔 쪽으로 온 게 아니라 니시진 역을 통해 온 거라면 어차피 걸어야 할 골목(아마 대부분 여기에 해당될 거로 생각된다). 대학가도 구경하고, 온 김에 동상 몇 개 보면서 아 저게 사자에상이라는 만화의 캐릭터구나!’ 하는 느낌으로 지나가는 거면 무난하게 볼 만함

 

<하카타 전통공예관>

-평점: 3/5

-구글에서 보이는 사진도 그렇고 몇 년 전 리뷰 글도 그렇고 원래는 후쿠오카 박물관 옆에 따로 설치되어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편입됨. 박물관 2층에 위치

-가격은 무료이고 10분이면 다 볼 수 있는 정도. 가볍게 볼 만하다고 생각하나 전통공예라고 해서 엄청 과거에 만든 것들을 모아놓은 게 아니라 전총 기법들을 바탕으로 현재에도 계속 생산이 이어지고 있는 공예품들과 그 이론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임에 유의

-구매가 가능한 것들도 있고, 기념품 가게도 같이 있으므로 참고

 

<후쿠오카 타워>

-평점: 3/5

-그냥 모모치 해변 앞에 서있는 고층빌딩. 랜드마크 그 이상의 의미는 없음. 구름 하나 없는 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볼 만하기는 했음

-위에 전망대가 있다는데 800엔 정도. 야경 보기에 좋다고는 하는데 낮시간에 방문한 입장에서는 굳이 그 돈 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음. 커플이라면 자물쇠 거는 곳이나 기모노 대여소가 안에 있다고는 하는데 굳이...... 물론 이거는 감성의 영역이므로 판단은 알아서

 

<모모치 해변>

-평점: 3/5

-솔직히 말해서 그냥 모래 고운 바닷가에 해당. 후쿠오카 타워에 온 김에 구경하는 곳

-앞에 마리존이라고 있는데, 관광지가 아니라 웨딩 촬영을 위해 운영되는 사설 촬영장이라고 하므로 신경 쓰지 말 것

-10분 정도 멍하니 앉아서 바닷바람을 쐤는데 나름 좋았음

 

<이동: 모모치-하카타역-텐진역>

-숙소에서 짐을 챙겨야 했기에 하카타역을 경유. 텐진에서 현지 지인과 합류

 

<스시로>

-평점: 3/5

-텐진 시내 회전초밥집. 당연히 엄청난 맛은 아니지만, 회전초밥임을 고려하면 질도 신선하고 맛도 괜찮은 편

-나름 알려진 곳이다 보니 사람이 굉장히 많음. 사실 그 대기열을 뚫고 먹어야 하는 집인가 싶기는 함. 대체재가 있다면 그쪽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듯

-일반적인 회전초밥처럼 무작위로 나오는 회전초밥을 챙겨가는 방식이 아니라 태블렛으로 주문한 초밥이 나오는 방식. 그릇 밑 플라스틱 받침에 있는 라벨 색깔이 주문한 테이블을 의미하므로 아무거나 픽업하면 안 된다는 것은 알아둘 것

 

<케고 신사>

-평점: 2/5

-크게 볼 만한 것은 없고 동네 공원에 가까운 작은 신사. 인터넷에서는 족욕시설이 있는 점을 특이한 점으로 꼽았었는데, 궁금해서 둘러봤음에도 밤이라 발견하지 못함

-일본에서 헌팅이 유명한 장소라고 해서 밤에는 날라리 같은 애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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